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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시선으로부터.> "(중략) 부모가 우는 걸 보는 것은 정말로 무섭지. 어른들이 유약한 부분을 드러내는 것은 정말로 무서워...... 그 생각을 하다가 화수와 우윤을 보니 둘 다 비슷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듯했다. 말해지지 않는 것들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지. 이럴 때는 무척 가족 같군. 세 사람은 그렇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 정세랑, 2020, 문학동네, p. 297] "우리는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던 그 사람을 닮았으니까.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지쳐도 끝내는 계속해냈던 사람이 등을 밀어주었으니까. 세상을 뜬 지 십 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으니까." [, 정세랑, 2020, 문학동네, p. 331] 는 문학동네 웹진 "주간 문학동네"의 창간을 알게..
요조 <아무튼, 떡볶이> 『아무튼, 떡볶이』를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떡볶이를 다룬 책. 떡볶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딱히 싫어하는 사람 없는 둥글둥글한 음식. 이 책의 첫인상은 떡볶이와 닮았다. 둥글둥글. 버스에서, 기차에서 후다닥 읽으려고 들고 온 책인데 읽는 내내 펑펑 울었다. 나와 닮은 문장 앞에 서서 멀리서 비추고 있는 저 몸짓이 서글펐다. 이 마음이 슬픔일까. 슬픔과 감동 사이를 오고 가는 묘한 감정이 왈칵 쏟아졌다. 울렁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옆에 앉았던 엄마의 손을 꼭 쥔 채로 눈물을 참느라 애썼다. "맛없는 떡볶이집이라도 존재하는 것이 나는 좋다. 대체로 모든 게 그렇다. 뭐가 되었든 그다지 훌륭하지 않더라고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면 가능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 사십 년 ..
이수희 <동생이 생기는 기분> 민음사 TV를 열심히 보는 구독자로서 『동생이 생기는 기분』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후루룩 읽었는데 꽤나 울림이 커 이렇게 또 기록을 한다. 『동생이 생기는 기분』은 이수희 작가님과 10년 터울인 동생 이수진 님의 이야기를 엮은 만화다. 나처럼 나이 터울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더 큰 공감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읽는 내내 누나들의 얼굴을 대입해 읽었다. 이 책 자체애 대해 얘기하고 싶은 점은 작가가 자신과 동생의 관계를 "친구같은 사이좋은 남매"로 규정하는 걸 거부하는 게 인상 깊었다. 가족 일은 정말 가까운 사이 아니고서야 (가까운 사이여도) 털어놓기 힘든데, 자신의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분명하게도 그러한 용기가 주는 감동과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