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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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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이 왔다. 며칠 사이 봄을 끝내는 비가 주르륵 내렸다. 비 오는 날은 그날이기에 좋은 거 같다. 빗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온몸을 던져 비를 흠뻑 맞지도 않지만... 나는 비 오는 걸 좋아한다. 황인숙 시인의 또는 장수진 시인의 같은 시를 만나게 하니까. 그래도 어제는 날씨가 쨍하게 맑았다. 초여름에서 이제 여름이 된 것만 같은 더움. 바삭하게 따뜻한 날씨었다. 6월은 보통 무언가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물론 이 역시 대학생의 생활에 한정해서 말하는 것이지만. 종강을 앞두고 미룬 일과 연구를 성급히 맺어야 해서 요즘 정말 말도 못하게 바쁘다. 바쁘다라는 표현이 괜시리 쑥스러워서 자못 안 쓰는데, 그래도 요즈음의 나는 정말 바쁘다. 내가 마감해야 하는 일들은 아래와 같다. 1. 현대소설론 2차 발표문 2. 문예창작론 단..
0526) 여름이다! 나는 지금의 날씨를 좋아한다. 땀이 살짝 나는 더위와 초록색을 마주하는 시기. 초여름이라고 부르는 오늘을 최대한 길게 보고 싶다. 문예창작론 수업으로 개인마다 단편소설을 제출해야 한다. 아, 무엇을 쓰지? 최근 읽음으로써 채운 게 없으니 상상력의 곳간이 텅텅 비었다. 마이너스 통장이다. 읽어야 하는데.. 물리적인 체력과 시간 앞에서 자꾸 손 쉽게 집중시키는 스마트폰 앞에서 기웃거린다. 그래서 모바일 게임을 삭제했다. 게임은 사치다...
0504) 내일은 어린이날 일기를 쓰겠다고 다짐만 연거푸 했다. 문장도 도구라 쓰지 않으면 결국 녹슬고 만다. 벼리고 깨끗이 닦는 마음으로 일기를 써야지. 주먹을 쥐고 다짐했건만 나는 어제까지 너무 바빠서 일기를 쓸 엄두조차 못 냈다. 일기를 일기장에 쓰려고 했다. 근데 논문 때문에 볼펜과 형광펜을 쥐며 깨금발을 드는 내 일상을 또 중지가 아리도록 쓰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타이핑으로 무마해본다. 일기를 쓸 땐 최대한 문장을 간결하게 써 볼 예정이다. 간결한 문장, 쉬운 단어로 일상을 기록해야지. 오늘은 비가 쏟아진 하루였다. 예린이와 저녁을 먹고 헤어지는 길에 비가 너무 세차게 내려 운전하기 무서웠다. 보통 나는 최대한 집에 일찍 도착하고 싶어 빨리 가고자 노력한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결말처럼 되고 싶지 않아 안전하게 2차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