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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2-미역국 미역국 아이를 海産합니다. 쩍 벌어진 아이의 두개골 여자의 몸에서 튀어 나오더니 生의 울음이 배고프다며 옹알종알 아기는 응애응애 처절하게 울고 간호사는 헐떡이며 인큐베이터에 그를 넣습니다 여자는 그제야 한바탕 피를 쏟고 장기는 제 자리로 귀향합니다 눈앞에 놓인 미역국 후루룩 먹어보련 한 숟갈 두 숟갈 멀어진 장기를 보듬는 고소한 참기름 미끈한 미역을 꼭꼭 씹어보렴.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당신이 산모와 어머니와 애엄마, 애기엄마와 맘으로 마음으로 태어나는 생일을 축하합니다. 生一은 다시금 生日이 된다.
습작 1-개미 개미 지루함을 죽이기 위해 죽인 개미의 서글픈 울음 슬픔이란 지루하고 무던한 것 개미는 나를 울보라 부르고 나는 개미의 비명횡사를 기억하는 추모비 운동회 천막 아래 지리멸렬하게 천박한 유년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교수의 에서 '환대'는 '우호'(友好, hospitality)로 번역된다. 저자는 본고에서 인간과 사람, 장소와 사회, 의례와 환대를 엄밀하게 구분한다. 포유류과 동물로써 존재하는 타자는 인간이고, 사회에 공존하는 '우리'는 사람이다. 장소와 사회 개념 또한 불완전한 것으로 누군가에겐 계약에 따른 또는 천부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집단 내 사람들의 상호작용인 '의례'는 긍정적으로 '환대'를 지향해야하며, 환대란 무엇인지는 본고에 다양한 예시로 나타난다. 저자가 설명한 비유를 빌려 쓰자면, 내가 지각하고 있는 저 사람은 그림자다. 온전히 감각하고, 인식하는 '대상'이 될 수 없는 추상의 존재. 빛에 굴절돼 그려진 그림자만 보고 전체를 가늠한다. 그 과정에서 오류(모욕과 전투)가 발생하고 서로의 명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