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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책

강윤정 『문학책 만드는 법』

 

  편집자 K이자 나의 롤모델인 편집자이자 이번엔 작가인 '강윤정'님이 유유 출판사 땅콩 문고와 함께 <문학책 내는 법>을 출간했다. 문학동네 편집자인 그가 유유 출판사에서 자신의 이력과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것이 처음엔 의아했으나, 나는 텀블벅에 후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문은 결제만 미진하게 남길뿐, 

  강윤정 작가님 - 이번 글에선 편집자님이 아닌 작가님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의 책에 언급된 노하우는 실은 유튜브에서도 대략 언급하신 내용이다. 물론 책에 더 자세히, 꼼꼼히,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영상과 책으로 작가님과 편집자 담론을 주고 받으며, 내가 '편집자'가 될 깜냥이 될까, 자문해보았다. 물론 하나의 목표와 지향을 떠올릴 땐, 그것이 무엇이든 과정은 항상 고통스럽다. 언제나 지리멸렬하고, 할 수 있을지 떨리지만 해보는 거고, 일단 하는 거다. 그런 자세와 다르게 이번에 내가 강윤정 작가님과 나눈 문장과 사유의 대화는 좀 다른 결이었다. 편집자는 책을 만드는 사람인데, 엄밀히 말해서 책을 '잘 팔리게' 만드는 사람이다. "잘"-팔리다(반드시 '잘'이라는 부사가 붙어야 한다.)의 활용형이 붙은 문장이 수식된 형태가 앞에 우뚝 서있는 직업이다. 단순히 책을 조형하는 사람은 작가, 아니 감리를 맡고 인쇄하는 공장의 직원일 수도 있다. 관점에 따라 책의 물성을 다루는 창작자는 다르니까.

 그러니까 편집자는 소구력을 전제해야 하는 직업이다. 소비자와 창작자 사이의 매게이자 촉매, 한없이 수단화된 존재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노력에 비해 박봉인 직업군이다!! 근데 내가 막연히 '책'이 좋고, '책의 세계'가 좋다는 바람 때문에  편집자를 바라는 게 아닌가, 이번 책을 읽으며 느꼈다. 물론 편집자는 되고 싶다. 문학-편집자가 되고 싶고, 돼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겨자씨만큼 변한 각도라면, 내가 사랑하는 게 책과 한국-문학을 다루는 미래라면, 구태여 편집자일 강박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토닥임이라는 것. 막막하더라도 문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그것을 교육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 문학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다양한 모습의 나를 이 책을 읽으며 떠올렸고, 그래서 한 없이 막막해진다. 심연으로 꼬르륵 잠기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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