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인 차원에선 이 책이 '사랑' 을 다루는데, 사랑이 이뤄지는 멜랑콜리한 감정만 다루는 게 아니라 부숴지고, 사랑이 없는 빈 공허까지 담고 있어요. 가슴이 뛰는 이유는 사랑의 두근거림을 넘어 불안과 긴장, 분노와 슬픔, 그저 숨을 버끔거릴 때도 두근거리는 현상이지요. 그런 모든 "가슴"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답니다.
특히나 언급한 이지민 작가님의 <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를 좋아한 이유를 물으신 거라면, 지금 같이 선선한 가을 공기, 건조하지만 그것이 마냥 불쾌하진 않은 계절감으로 다가오는 시간과 겹쳐지는 작품의 공간감과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집에 데려다 주는 행위" 가 남성의 매너로 군림한 통념을 아주 위트있게 전복하며 동시에 인물 스스로 로맨틱한 성숙을 이루었다고 주관적인 감상을 덧붙여요.
분명 이 책 중 어느 한 단편은 당신의 가을에 좋은 기운을 불어줄 문장이 될 것이라 감히 추천해봅니다. (*´꒳`*) 좋은 문장을 매번 필사해 공유했는데 이 책은 문장이 너무 많아서 넘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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