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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책

그랜트 스나이더 <책 좀 빌려줄래?>

겨울서점님 인스타그램 (@writerwinter)에서 진행했던 이벤트에 운좋게 당첨돼 받게된 그랜트 스나이터의 <책 좀 빌려줄래?> 를 읽었습니다. 겨울님께서 "애서가들의 힐랭책" 으로 추천하셨는데 정말 그 표현이 적격이더라구요. 읽는 내내 책을 사랑하는 저자의 따뜻한 애정을 느꼈습니다. 한편 제가 '애서가' 인지 고민해보게 된 책이었습니다. '애서가' 가 별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무엇을 사랑하는 일을 가벼운 마음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고 싶어요. 좀 더 깊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윌북(@willbook_pub) 측에서도 이벤트 진행 관련해서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습니다. 곧 책을 전하는 일에 기분 좋은 환함을 받았습니다. 좋은 출판사라고 단번에 느꼈습니다. 윌북의 안녕도 같이 바라겠습니다.


책에서 가장 공감된 구절이었습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책들을 꿈꾸리." 지금도 타닥타닥 자음과 모음, 형태소와 문장 사이를 넘나들며 책을 구성하는 글을 저는 기대합니다. 조금 엄밀하게 말하면 "한국 문학 출판물" 을 기대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모국어 화자만이 나눌 수 있는 정서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그 가치는 사그라들지 않기에, 활활 타오르지 않을 지언정 꺼지진 않을 것입니다. 더 좋아질 한국 문학 출판물들을 고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점에서 이 장면도 큰 공감을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고전" 의 역설. 고전은 새로울 수 없는데, 애서가들은 새로운 고전이 나타나길 언제나 기다립니다. 읽어야 할 고전 리스트는 계속 수정되어가고 있죠. 고전이 하나의 바이블이라면 그 자체로 불문율일텐데, 왜 새로운 고전의 등장을 기다리고 바라는 걸까요? 이 역설을 설명할 방도는 없지만, 아마 위에서의 제 마음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글과 문장, 출판의 기대. 그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나갈 때 비로소 고전의 범주에 속하게 되겠죠.
여담이지만 저는 혹 고전이라고 하는 작품들을 많이 읽은 독자는 아닙니다. 전공으로 다룬 작품 (<오이디푸스>, <햄릿>, <데미안(데미안도 고전일까요..?)>, <금오신화>, <한 여름밤의 꿈>, <첫사랑>) 정도 될까요..? 비루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고전을 읽어야 할 강박이나 필요성에 대해 아직까지 못 느끼고 있어요. 독서는 철저히 제게 유희이자 취미, 전공이라.. 공부와 연구의 영역에 속할 때 읽어보려고 합니다. 음.. 책 편식이 심하네요..
글이 딴 길로 세었지만 이 책은 철저히 책과 책을 사랑하는 독자에 관한 책입니다. 작가의 경험을 카툰으로 그려서 술술 읽을 수 있어요. 허나 저는 읽는 내내 저의 경험을 반추하느라 제법 시간이 걸렸네요. 여러분들의 책과 닿은 경험을 떠올리는 시간을 조밀하는 기회를 <책 좀 빌려줄래?>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