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베란다 실외기 모서리 끝에
누군가 둥지를 트고 있어
까막까치도 집을 샀대요.
왱왱 시끄럽게 돌아가는 굉음
사람이 뿜는 마찰음과 파찰음
참새가 없어진 방앗간을 찾다
죽어서 짹- 소리를 냈다.
까치야 네 설날은 어저께였다지?
참새야 황새 쫓다 가랑이 찢어질라
날지도 못하는 닭은 어떻게
십이간지가 되었니?
올해는 까마귀와 제비 사이에서
헷갈리지 않을게
다정하고 무정한 안부의 신년사.
시트러스 향 자음
쇼팽의 모음
따뜻해진 기류는 철새를 간지럽히고
새해는 새만이 듣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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